[관광 칼럼1] 관광산업의 다음 10년, 지금 준비해야 할 3가지 로드맵

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Contact Us
연구, 교육, 컨설팅을 통해 관광산업의 지속 가능한 미래 전략을 제안합니다.

관광 인사이트

[관광 칼럼1] 관광산업의 다음 10년, 지금 준비해야 할 3가지 로드맵

관리자 2026-07-08 조회수 14
칼럼1.png


관광산업의 다음 10년은 팬데믹 이전으로 돌아가는 ‘회복’의 시간이 아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이 시기는 산업의 외형이 아니라 구조가 바뀌는 시간이다. 

사람의 이동이 다시 늘어난다고 해서 예전의 방식이 그대로 작동하는 것은 아니다. 관광객의 선택 기준은 더 세분화되고, 지역의 경쟁력은 더 복합적으로 평가되며, 일자리가 요구하는 역량도 훨씬 넓어지고 있다. 

결국 앞으로의 관광산업은 “얼마나 많이 오느냐”보다 “어떤 방식으로 머물고, 무엇을 경험하며, 그 경험을 누가 설계하느냐”의 문제로 이동하고 있다.


이 변화는 이미 여러 지표에서 확인된다. 관광은 단순한 이동 소비가 아니라 체험, 콘텐츠, 서비스, 플랫폼, 지역경제가 결합된 산업이 되었다. 

한때는 유명 관광지 몇 곳만 잘 알려도 산업이 돌아갔지만, 이제는 지역의 콘텐츠, 이동 편의성, 숙박 품질, 디지털 예약 체계, 후기 관리, 재방문 유도까지 하나의 흐름으로 작동해야 한다. 

즉 관광산업은 더 이상 개별 사업의 합이 아니라, 연결된 생태계의 성패로 결정된다.


그런데 현장은 이 변화를 충분히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많은 기업은 여전히 과거에 통했던 성공 공식을 반복하려 하고, 대학생과 청년들은 어디서부터 준비해야 하는지 감을 잡지 못한 채 진로 탐색을 미루고 있다. 

지역 역시 마찬가지다. 행사 하나, 축제 하나, 홍보 영상 하나로 성과를 기대하는 방식이 반복된다. 그러나 관광산업의 구조가 바뀐 이상, 이제는 단편적인 처방이 아니라 로드맵이 필요하다. 

개인, 기업, 지역이 각각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분명히 나눠서 생각해야 한다.


첫째, 운영 역량을 다시 세워야 한다


관광산업을 말할 때 흔히 콘텐츠와 마케팅이 먼저 언급된다.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실제 경쟁력을 만들어내는 힘은 콘텐츠의 화려함보다 운영의 정교함에서 나온다. 좋은 상품도 운영이 허술하면 불만이 생기고, 뛰어난 홍보도 현장에서의 경험이 나쁘면 한 번의 방문으로 끝난다. 

관광에서 신뢰는 결국 운영에서 만들어진다.

호텔업을 생각해 보자. 객실이 많다고 해서 경쟁력이 생기는 것이 아니다. 

수요에 맞는 객실 운영, 인력 배치, 청결 관리, 체크인·체크아웃의 흐름, 고객 불만 대응까지 모두가 연결되어야 한다. 여행업도 다르지 않다.

상품을 잘 기획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고객 상담, 예약 관리, 일정 운영, 현장 대응, 사후 관리가 매끄럽게 이어져야 한다. 

작은 실수 하나가 전체 만족도를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에 운영 역량은 곧 브랜드 역량이다.

특히 앞으로의 관광산업에서는 “좋은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보다 “좋은 실행 구조를 만든 사람”이 더 강해질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많은 조직이 운영을 비용으로만 본다는 점이다. 그러나 운영은 비용이 아니라 경쟁력이다. 운영이 안정적이면 고객 만족이 높아지고, 재방문율이 올라가며, 추천과 평판이 쌓인다.

 결국 운영 역량은 장기 성장의 가장 현실적인 기반이 된다.


둘째, 디지털 전환을 기술이 아니라 방식의 문제로 봐야 한다.


디지털 전환이라는 말은 이제 너무 익숙해서 오히려 본질이 흐려졌다. 많은 조직이 새로운 앱을 도입하거나 예약 시스템을 바꾸는 것을 디지털 전환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디지털 전환의 핵심은 기술의 추가가 아니라 업무 방식의 재설계다.

관광산업에서 데이터는 여러 곳에 흩어져 있다. 예약 정보는 한 시스템에, 결제 내역은 다른 프로그램에, 고객 문의는 메신저에, 후기와 반응은 각 플랫폼에 따로 저장된다. 

이런 구조에서는 아무리 좋은 기술을 들여와도 전체 흐름을 읽기 어렵다. 결국 중요한 것은 데이터를 모으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를 연결해 의사결정에 쓰는 일이다. 

예약 추이, 고객 특성, 재방문 비율, 시즌별 수요 변화를 읽을 수 있어야 진짜 디지털 전환이 가능하다.

중소기업이라고 해서 이 과제가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오히려 작은 조직일수록 변화가 빠르다. 먼저 해야 할 일은 복잡한 시스템을 새로 들이는 것이 아니라, 현재 쓰고 있는 도구를 정리하는 일이다. 

어떤 정보를 어디서 관리하는지, 반복되는 업무가 무엇인지, 가장 시간이 많이 걸리는 과정이 어디인지부터 점검해야 한다. 그 다음에야 예약, 결제, 고객 관리, 마케팅의 최소한의 데이터 흐름을 설계할 수 있다.

디지털 전환은 결국 기술 투자가 아니라, 사람과 조직의 사고방식이 바뀌는 과정이다. 익숙한 방식으로는 더 이상 충분하지 않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데서 시작한다.

이 전환을 일찍 받아들인 조직은 작은 변화로도 큰 효율을 얻지만, 뒤늦게 따라가는 조직은 비용만 늘고 성과는 나지 않는다.


셋째, 지역관광을 사업이 아니라 생태계로 설계해야 한다.


지역관광은 여전히 “행사”와 “사업”의 언어로 다뤄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지역관광이 지속 가능하려면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생태계가 필요하다. 

관광객은 한 번 오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머무르고, 이동하고, 먹고, 체험하고, 다시 기억해야 한다. 그 과정 전체를 설계하지 않으면 지역관광은 쉽게 소진된다.

성공하는 지역은 공통점이 있다. 먼저 누구를 대상으로 할 것인지가 분명하다. 가족 단위인지, 청년 여행자인지, 체류형 관광객인지, 아니면 지역문화 체험에 관심 있는 방문객인지가 명확해야 한다.

 타깃이 흐릿하면 상품도 흐릿해진다. 다음으로는 지역만의 체험이 있어야 한다. 보여주기식 콘텐츠가 아니라 그 지역에서만 가능한 경험, 그 지역의 사람과 연결되는 경험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는 운영 인력과 재원이 지속적으로 확보되어야 한다. 아무리 좋은 기획도 이를 유지할 사람이 없으면 금방 사라진다.

지역관광이 실패하는 이유는 흔히 콘텐츠 부족으로 설명되지만, 실제로는 운영과 연결의 부족인 경우가 많다. 상품이 따로 놀고, 안내가 부족하고, 교통과 숙박이 연결되지 않고, 주민 참여가 약하면 관광은 지속되지 않는다. 

지역은 관광을 단순한 방문 산업이 아니라 지역경제와 공동체를 함께 살리는 구조로 봐야 한다. 즉 관광은 사업이 아니라 지역의 삶을 조직하는 방식이 되어야 한다.


개인, 기업, 지역은 각자 무엇을 해야 하는가


앞의 세 가지 로드맵은 결국 세 주체의 역할 분담으로 이어진다. 개인은 운영과 디지털 역량을 키워야 한다. 기업은 프로세스를 다시 설계해야 한다. 

지역은 관광을 생태계로 구축해야 한다. 이 셋은 서로 다른 과제가 아니라 하나의 흐름이다.

청년과 대학생이라면 먼저 업종의 구조를 읽는 힘을 길러야 한다. 단순히 어디에 취업할 수 있는지가 아니라, 그 업종이 어떻게 돈을 벌고 어떤 직무가 필요한지 이해해야 한다. 

기업은 현재 업무 중 가장 비효율적인 과정을 하나 골라 개선하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다. 모든 것을 한 번에 바꾸려 하면 실패하지만, 작은 개선은 곧바로 체감된다. 

지역은 핵심 관광객을 다시 정의하고, 그들이 오래 머물 수 있는 상품과 동선을 새로 짜야 한다.


관광산업의 다음 10년은 준비한 사람에게만 열려 있다. 더 정확히 말하면, 흐름을 읽고 구조를 바꾸는 사람에게만 기회가 온다. 

회복만 기다리는 사람은 어느 순간 더 멀어질 것이고, 변화에 맞춰 자신을 재설계하는 사람은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이제 필요한 것은 막연한 낙관이 아니라 구체적인 실행이다. 


무엇을 먼저 시작할 것인가. 


그 질문에 답하는 순간, 비로소 다음 10년이 열린다.



[이강일 | 관광산업 연구자·저자. 관광의 미래를 읽고, 현장의 길을 설계하다.]